남몰래 수고하는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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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남전도회가 토요새벽을 마치고 교회 앞 도로변의 썩어가는 나무들을 잘 정리하였습니다. 그때에 나온 수많은 나뭇가지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여 City에서 가져가니까 길 가에 쌓아두면 된다하여 무성하게 길 가에 쌓여두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것은 늘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 후, 교회와 집으로 출퇴근 할 때면 항상 수북히 쌓여있는 그 가지들이 저의 눈을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한편 속으로는 치워볼까 생각도 들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 City에서 가져갈 거야’라는 생각도 들어 그냥 두었는데 이번 주에 그 모든 나무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일을 Mike Miller 장로님과 김민준 장로님이 손수 처리하여 주신 것이었습니다.
교회를 오가며 그 앞을 지나다니는 수많은 교인들도 수북히 쌓여진 나무들을 보고 분명 저와 같은 마음이 들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정작 마음은 원이로되 행동하지 못했지만, 이 일을 직접 행동하여 주신 분은 Miller 장로님이셨습니다. 제가 우리교회에 와서 알게 된 Miller 장로님은 늘 말없이 웃음으로 따스히 다가와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때론 재치 있는 유머도 있고 때론 너무 말이 없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장로님과 대화하다보면 ‘아 이분은 참으로 마음이 선하신 분이구나’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하루도 아닌 이틀 동안 교회 앞의 조경을 위해 아침부터 열심히 땀 흘려 수북히 쌓인 나무들을 다 정리하여 주셨습니다. 이번 주 책상에 앉아 장로님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가장 큰 장점은 늘 변함없는 인내와 기다림입니다. 한 달에 한번 있는 당회에 한 번도 늦지 않으시고 언제나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켜주고 계신 분... 한국어로 진행되는 당회의 몇 시간도 그분은 다 인내하며 함께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어느 미국 사람은 ‘나에겐 이런 시간이 낭비요’ 라며 박차고 나갈 수 있는데 밀러 장로님과의 2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보면 늘 변함없는 참으로 대단한 장로님임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로님과 함께 교회를 섬기는 것이 귀하다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때론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말하고 조리 있게 말하며 일을 잘 처리하는 것보다 그저 묵묵히 항상 그 자리에서 들어주고 함께 해주시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장로님이 너무 말이 없으니 그분을 통해 일이 진행이 안 된다고 느끼실수도 있는데, 2년 정도를 당회로 그분과 함께 하고 목양을 하다보니 이제야 그분의 진가가 보입니다. 목요일 아침에 목회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문을 열며 들어오시는 Miller장로님의 손에 목회자들을 위한 Breakfast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분이 문을 여시며 환히 말씀하십니다. 아침 식사합시다! 그런 장로님이 우리교회에 계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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