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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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만의 매우 특별한 전통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새벽 예배일 것입니다. 전 세계 어디든, 어떠한 교회에서도 새벽 예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우리 민족 고유의 예배 풍경입니다. 예전에 신학교에서 한국 교회사를 배우며 새벽에 나아와 하루의 시작을 여는 것은 이미 유교 문화 아래 토속신앙으로 자리 잡혀있던 우리 선조들의 고유 문화였음을 배웠습니다. 그러한 한 민족의 토속 신앙이 개신교 선교사들로부터 전해진 기독교의 복음과 만나 오늘날 우리만의 새벽 예배가 되었다 합니다. 전에 제가 공부한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에서 함께 수업 듣던 미국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의 예배의 일정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새벽예배는 자신들의 문화와 삶에서는 같은 목회자로 살면서도 이해 할 수 없는 그러한 일이기에 한인 학생이었던 우리들을 경이롭게? 아니면 불쌍히? 바라보는 것을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한인 목회자로서의 새벽예배에 대한 큰 애정이 있습니다. 하루를 시작 하며 드리는 새벽 예배는 하루를 여는 매우 상쾌한 비타민과도 같습니다. 꽉 막힌 방안에서 창문을 열면 매우 신선한 바람이 불어 들어오듯, 매일 새벽에 나의 몸을 타고 들어오는 그 상쾌한 새벽 공기와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가 함께 어우러져 하루를 잘 살아 갈수 있는 힘이 되어 줍니다.
우리 훼잇빌한인장로교회도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동일하게 새벽 제단이 열립니다. 저마다 좀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있을 텐데 항상 새벽을 깨워 나아와 주님을 먼저 만납니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는 늘 매우 간절한 간구의 기도가 함께 있어 저마다 자리한 그곳에서 자신의 기도의 자리를 세우심으로 교회에 든든한 반석이 되어주십니다.
부임한 지 두달이 지났습니다. 이제 저는 예배에 나아오신 분들이 어디에 앉으시는지 눈 감고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분 한 분 각자가 앉으시는 그곳에서 눈물로 씨를 뿌리며 기도의 역사를 세워가고 계십니다. 예수님도 새벽 미명에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나아가 기도하셨듯이 우리의 삶에도 그 새벽 미명의 영성이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아직은 많은 숫자가 함께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새벽을 깨우며 주님 앞에 서는 분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새벽을 깨우는 여러분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저의 작은 소망은 한 분 한분 더욱 가득 이 성전을 채워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저는 거룩한 주의 존전에서 함께 하나님을 만남으로 하루를 여는 분들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들에게 채우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있음도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 훼잇빌한인장로교회에도 새벽을 깨우는 많은 분들이 일어나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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